hp 스펙터 x360 노트북 System Fan (90B) 팬 수리
- 지식정보
- 2019. 12. 24. 12:40
내 메인 PC로 사용 중인 HP 스펙터 x360 노트북이 언젠가부터 팬 한 쪽이 안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보통 부팅하고 나면 바로 윈도우 화면으로 부팅이 됐었는데 이상한 화면이 뜨고는 부팅이 되질 않았다.
The system has detected that a cooling fan is not operating correctly.
System Fan (90B)
노트북 수리 전 사진을 미리 찍어놓지 못해 스크린샷이 없지만, 전원 버튼을 켤 때마다 매번 위와 같은 문구가 뜨면서 부팅이 되질 않았다. 물론 이 때 엔터 한번만 쳐주면 부팅이 되긴 하지만 매번 전원 버튼 누른 후 엔터 치는 것도 귀찮고 무엇보다 팬 한 쪽에 문제가 있다보니 여름철 같이 더운 때는 발열 문제로 인해 노트북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얼른 수리를 받기로 했다.
수리업체에 가기 전 소프트웨어 적으로 뭔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 구글링을 열심히 해보았는데 보통 BIOS 업데이트나 초기화를 하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 노트북의 경우는 해당이 안 됐다. BIOS 업데이트랑 초기화를 다 해봤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일단 하드웨어적으로 문제가 있겠구나 싶어 수리를 위해서 집 근처 HP 서비스센터에 방문할 생각을 했다가 이내 또 괜한 호기심이 도졌다. 노트북을 먼저 한번 열어봐서 문제가 뭔지 대략적이라도 파악 후 서비스센터에 방문하기로 했다. 팬 자체 고장이 아니라 팬을 연결하는 선이 빠졌다던가 뭔가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으니깐.
내가 사용 중인 HP Spectre x360 13인치 모델이다. 속도도 빠르고, 액정 패널도 깨끗해서 100% 만족하며 사용중이다. 얼마 전에 팬 에러가 생기기 전까진.
분해를 위해 일단 바닥에 뽁뽁이를 깔은 후 노트북을 뒤집었다. 노트북 분해를 위해서 인터넷에서 주문한 아이폰 자가수리용 공구키트를 구매했다. 11번가에서 350원에 판매중이었는데 택배비 포함해서 3000원 안 되는 가격으로 구매했다.
내가 아이폰 자가수리 공구키트를 산 이유는 바로 이 놈들 때문이다. 노트북 바닥에 보면 나사 두 개 구멍이 별모양으로 생긴 걸 알 수 있다. 이 나사들은 일반 십자 드라이버나 일자 드라이버로 푸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폰 공구키트를 구매한 것이다.
별모양의 나사들을 공구로 풀어준 후 반대쪽에 노트북 미끄럼 방지 고무판을 살짝 뜯어냈다. 그럼 양면테이프로 붙어 있는 고무판이 떨어지는데 안에 자세히 보면 십자 드라이버로 해체가 가능한 나사 4개가 박혀 있다.
미끄럼방지 고무는 완전히 떼어낸 후 보이는 나사들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나사 크기가 2개씩 짝 지어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나사는 모아놓을 때 종류별로 모아놓는게 좋다.
총 6개의 나사를 풀면 노트북 하판이 분리가 되는데 그냥 손으로 하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구 키트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 지렛대를 이용해 분리해야 한다. 플라스틱이다보니 스크래치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됐다.
하판을 분리하면 위 사진처럼 배터리팩과 팬 두개가 보인다. hp 스펙터 제품의 경우 팬이 두 개 양쪽으로 달려 있는데 그 중 나는 오른쪽에 보이는 팬이 작동하지 않았다.
팬 주변으로 검은 보호테이프가 붙여져 있는데 이건 양면테이프로 붙여져 있는 거라 손으로 쉽게 뗄 수 있었다. 나중에 다시 붙이는 것도 어렵지 않다.
테이프를 제거하니 팬과 노트북 본체가 연결된 나사랑 선들이 드러났다.
왼쪽 팬은 문제가 없기에 그냥 놔두고, 오른쪽 팬만 일단 분리해보기로 했다. 일단 눈으로 봤을 때는 팬에 먼지도 거의 없고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보통 오래된 노트북들의 경우 팬에 먼지가 끼어 잘 돌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내 노트북의 경우는 구입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먼지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어찌됐거나 팬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분리해보기로 했다.
팬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사 두 개를 풀어야 한다. 이 사진은 이미 나사를 푼 직후 찍은 사진인데 위에서 빨간색 박스가 표시된 곳에 원래 나사 두 개가 박혀 있었다. 십자 드라이버로 돌리면 쉽게 빠진다.
이후 다음 네모박스가 보이는 연결단자를 분리해야 하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검정색 고정바를 들어올리면 연결단자를 쉽게 뺄 수 있다. 커넥터를 분리할 땐 검은색 테이프 부분을 잡고 뒤로 당기면 쉽게 분리된다.
연결단자를 제거한 후 연결선을 살짝 들어올리면 나사 하나가 더 보이는데 이것도 드라이버로 풀어주면 된다. (팬 하나에 고정되어 있는 나사가 총 3개라 보면 된다)
다음 마지막으로 연결된 커넥터만 제거해 주면 팬이 분리가 된다. 빨간 박스에 연결된 커넥터는 위로 들어올리듯이 당기면 쉽게 분리가 된다. 얇은 전원선들이 연결되어 있는 만큼 살살 분리해야 한다.
팬을 분리한 이유는 사실 연결 커넥터나 선이 불량으로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연결하려는 목적이었다. 근데 팬을 앞뒤로 돌려 한번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이 부분은 팬이 노트북에 장착될 때 안 보이던 안쪽 면이었는데 자세히 보면 조그만 사각형 모양의 플라스틱 조각이 붙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아래에 보면 투명 테이프가 하나 붙어 있는데 뭔가 제자리에서 조금 밀려나 붙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팬이 기본적으로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팬에 바람을 불어보았는데 팬이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설마 저 테이프가 팬이 돌아가지 못하게 잡고 있는 건가 싶어 테이프를 떼어 다시 원래 흔적이 있던 자리에 붙여보았다.
검정 플라스틱 조각을 원래 자리에 다시 붙인 후 팬에 입으로 바람을 불었더니 팬이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설마 이것 때문에 팬이 작동 안 한 걸까? 라는 허탈한 의구심과 함께 팬을 다시 조립하기 시작했다.
팬 조립은 아까 해체한 역순으로 다시 진행했다. 팬이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연결단자를 알맞게 연결 후 노트북 하판을 본체와 다시 조립했다.
다 조립한 후 노트북 부팅을 시켰다니 그 동안 계속 뜨던 오류 메시지가 사라지고 바로 윈도우 화면으로 부팅이 됐다. 이렇게 쉬운 문제를 그 동안 방치해왔다니 허무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다행히 돈 안 들이고 셀프로 문제를 해결해서 다행이었다.
액정이 나갔다거나 키보드에 물리적인 불량이 있을 땐 그냥 서비스센터를 가는게 우선이긴 하지만 혹시 나와 동일한 증상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한번 셀프로 노트북을 분해해보고 서비스센터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공식인증수리업체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내가 이런 과정 없이 사설수리업체로 바로 수리를 맡기러 가져갔다면 비양심적인 업체들의 경우 엄청 큰 눈탱이를 쳤을꺼다. 이런 간단한 문제 가지고도. 그래서 개인적으로 추천하자면 노트북 고장 시 혼자서 한번 분해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나도 정말 기계치인데 노트북 분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눈에 보이는 나사 몇 개 풀어보고 다시 그 자리에 조이면 그만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