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노트북 해외직구 리뷰 HP Spectre x360 13-AE012DX

내 첫 노트북은 옛날 그 한창 컴팩트한 사이즈의 노트북이 유행하던 시절 일명 넷북이었다. 삼성에서 만든 제품으로 10인치 스크린에 인텔 아톰 저전력 프로세서 기반으로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당시 아주 요긴하게 썼었다. 노트북 성능이야 뭐 그냥 웹서핑 또는 문서 작성, 영화감상 정도가 다 이다보니 그 정도 성능으로도 충분했었다.


이후 내 두번째 노트북은 LG에서 만든 15인치 Xnote 시리즈였는데 노트북을 쓰면서 노트북 스크린이 이렇게도 선명할 수도 있구나를 처음 느꼈다. IPS 패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스크린이 정말 선명해서 미국 교환학생 당시 똑같은 디카 사진을 화면에 출력해도 친구들 노트북에 비해 엄청 선명했던 기억이 난다. 친구 중 한 명은 "똑같은 사진이 맞냐고?"고 물을 정도 였으니 아무튼 그 이후로 디스플레이는 역시 LG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까지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 함께한 내 세번째 노트북은 HP 제품으로 Folio 13인치 울트라북이었다. 나름 울트라북 초기 모델로 당대 동급 노트북에 비해 약 1.5kg에 가까운 가벼운 무게와 인텔 i5 성능 그리고 128gb SSD 탑재로 스펙 마저도 빵빵한 녀석이었다. 사실 아직까지도 쓰면서 크게 불편함 없을 정도로 매우 잘 쓰던 놈이다. 단지 딱 하나 아쉬운 점은 하드디스크 용량이었다. 128gb는 정말 아무것도 담을 수 있는 게 없다. 이것저것 프로그램 깔다 보면 영화 몇 편 저장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어쨌든 HP 폴리오 제품을 꽤 오랫동안 불편함 없이 사용해왔지만 이번 기회에 새로운 노트북을 구매하게 된 계기는 바로 터치 패널과 펜 사용 목적 때문이다. 태블릿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짜장이냐, 짬뽕이냐?"에 이은 또 다른 평생의 고민을 안게 되었다.


바로 "태블릿이냐, 노트북이냐?"


사실 개인적으로 나는 노트북 유저다. 문서작성 및 타이핑 작업이 익숙하다 보니 태블릿은 뭔가 답답함을 느낀다. 요즘 성능 좋은 포터블 키보드도 많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태블릿은 구매한 적도 없도 사용한 적도 많지 않다. 그래서 태블릿 또는 노트북 중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노트북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구매한 이 놈은 노트북이면서 동시에 태블릿인 녀석이다. 매우 매력적이다. 


사실 최종 후보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서피스 라인도 있었으나... 서피스북의 어마어마한 가격을 감당할 순 없었다. 아무리 서피스북이 세련된 디자인에 태블릿 분리, 3:2 화면 비율이라는 엄청난 장점들이 많을지라도 가격을 상쇄시킬 순 없었다. 적어도 나에겐. 다른 것보다 문서 작성 및 웹서핑이 많은 나에게 3:2 화면 비율은 엄청난 장점으로 진짜 끝까지 고민했다.




과정이야 어찌하였든 결국 구매한 HP Spectre x360 제품은 일단 ebay 사이트를 통해 해외직구로 구입했다. 아마존하고  ebay 두 곳을 비교해 그나마 제일 저렴하고 나은 조건으로 구입을 진행했다. 가격은 본체 및 hp 기본 제공 스타일러스 펜 이렇게 두 가지 포함 $995이고 추가적으로 국제배송비 그리고 관부가세 통관 절차 비용 해서 총 한화로 약 135만원에 구매했다.


인터넷 뒤져보면 다른 분들은 더 저렴하게 구매하신분들도 있던데 내가 구매한 현재 조건 하에서는 그나마 최저가였다. 추가로 이 제품은 리퍼제품이다. 해외직구로 구입 시  A/S는 안 된다는 말도 있긴 하던데 해외 직구 시 일단 가격적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고, 배대지 또는 국내 구매대행 보단 직접 이베이 거래가 편해 직구를 이용했다.




이베이에서 온 박스다. 배송은 14일 안 되어 도착했다. 해외직구의 경우 통관 절차가 필요한데 나는 구입 시 이베이를 통해 미리 수입 통관 비용까지 포함해 지불했기 때문에 통관 시 따로 추가 비용을 내거나 하진 않았다. 대신 페덱스에서 연락이 오는데 내 개인통관부호를 메일로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개인통관부호를 알려주면 페덱스에서 알아서 수입을 진행시킨다.




큰 박스를 개봉하니 안에 이렇게 hp 박스가 있다. hp 정품 박스이지만 열어보니 박스가 개봉되어 있었다. 리퍼 제품이 다 이렇게 배송되는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주문한 제품인데 박스가 개봉되어 있으니 기분이 영 좋진 않았다.




안에 내부는 단촐하다. 본체 및 스타일러스펜, 그리고 충전 어댑터. 해외 제품이다보니 충전 어댑터가 한국의 220볼트와는 다르다. 그래서 나는 따로 변환 멀티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한다. 넘 오랜만에 직구하느라 이 부분을 까먹었다.




짜잔 드뎌 모습을 드러낸 내 스펙터다. 마지막 결정까지 골드&블랙 컬러를 고를까 고민했지만 여러 후기들을 보니 골드&블랙은 디자인이 너무 예쁜 만큼 스크래치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무난하게 실버로 갔다. 이전 hp 폴리오도 실버였는데 약간 어두운 실버긴 했지만. 예전에는 어릴 적 실버 색이 뭔가 촌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우리 아버지가 왜 차를 살 때면 실버 색상을 고르는지 알 것만 같다. 질리지 않고 무난한게 실버인 것 같다. 




스크린을 열면 키보드와 터치패드까지 실버로 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실버가 약간 쨍한 밝은 느낌이라 많이 밝은 느낌이 든다. 키패드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는 제품과 비교할 때 맨 오른쪽 끝 줄에 홈키 및 delete, pg dn, pg up 같이 다른 보조 키들이 한 줄로 배열되어 있어 나중에 익숙해지면 편하겠지만 backspace를 누를 때 자꾸 맨 오른쪽 귀퉁이 키를 누르다보니 (여기선 home키임) 지울 때 오류가 난다. 이건 좀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해외직구 제품이다 보니 키패드는 영문만 새겨져 있다. 한글 키패드를 다 외우고 있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불편한 건 아니라고 본다. 대신 훨씬 깔끔한 느낌이다. 한영 변환 키는 오른쪽 alt키를 누르면 변환 가능하다.




이제 부팅을 시작하고 윈도우 10을 설정했다. HDD는 518gb SSD로 빠릿하다. 램도 16기가로 넉넉하고 자세한 스펙은 여기 아래에 있다.


2018 HP Spectre x360 13-ae012dx 13.3 2-in-1 TouchScreen Laptop - Intel Core i7-8550U Processor 16GB Memory 512GB SSD Windows 10 (Certified Refurbished)




 HP 스펙터는 오른쪽에 USB C 타입 포트가 2개 왼쪽에 USB A 타입이 1개가 있다. USB형 무선 마우스를 쓰면서 외장하드디스크를 같이 사용하려면 USB C 타입에서 A타입으로 출력을 변환하는 단자가 필요 하다. 노트북 충전을 USB 단자에 충전하니 뭔가 신기하다.




본체와 동봉된 스타일러스는 조그마한 검은 박스에 담겨져 있다. 앞서 언급했던 서피스북과 HP 스펙터 둘 사이 고민 중 서피스북을 탈락시킨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스타일러스가 별도 구입이라는 점이다. 뭐 좋은 제품에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는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다른 선택지에서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한다는 건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스타일러스 박스를 개봉하면 이렇게 펜과 AAAA 사이즈 배터리가 한 개 들어 있다. 펜촉은 여유분 2개가 있고, 동봉된 건전지를 끼우면 바로 작동한다.




펜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펜 사이즈 중 약간 큰편으로 (모나미에 비해서는 두껍다) 그립감은 나쁘지 않다. 또 필압도 나쁘지 않고,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 미세한 펜 작업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웹서핑 및 필기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꽤나 만족스럽다.






이번에 구매한 스펙터와 기존 내 동반자였던 폴리오다. 둘 다 13인치 대 노트북으로 세로폭은 동일한 길이지만 가로폭은 사진과 같이 스펙터가 조금 더 짧다. 가로 길이가 더 좁은데도 키패드 오른쪽 열에 홈키 및 보조키를 넣은 것들을 보면 기존 키패드 옆 베젤을 많이 줄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살펴본 HP 스펙터는 매우매우 만족스럽다. 사진에는 없지만 360도 스크린 회전 뿐만 아니라 터치, 그리고 뱅앤올룹슨 스피커 또한 쨍쨍한 사운드로 기존 노트북에 비해 확연히 다른 음악 소리를 보여줬다. 스피커 음량도 덕분인지 더 큰 것 같다. 제품 자체적으로는 가격적으로나 스펙적으로나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인데 웹 서핑을 하던 중 한 가지 옥에 티를 발견했다.




혹시 모를 노트북 액정 불량을 확인하던 중 액정의 가운데 부분이 상대적으로 누렇게 오른쪽이 밝은 점을 발견했다. 이 사진 상으로는 조금 구분이 안 가지만 확실히 하얀색 또는 회색 바탕화면에서 스크린을 보면 가운데만 좀 더 누렇게 어두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말로만 듣던 오줌액정인건가. 노트북은 뽑기 운이 정말 큰데 이번에는 내 운이 떨어졌나 보다. 전자제품 관련해서는 한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다른 색 배경에서는 아예 보이지 않지만 흰색, 회색에서만 그런 현상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다보니 더 보이는 듯한 느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것 같다. 이베이에서 페이팔 결제를 했다보니 솔직히 제품 불량 또는 불만족으로 반품이나 교환은 가능할 것 같지만 또 왔다 갔다 시간이나 배송 비용 때문에 그냥 쓰기로 했다. 



근데 또 그 와중에 발견한 게 힌지 부분 불량이다. 이건 오른쪽 힌지인데 오른쪽 힌지의 경우 힌지가 유격 없이 동일한 높이를 보인다. 




근데 왼쪽을 보면 힌지가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스크린을 360도 접을 때 뭐 큰 문제가 있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한 건 찝찝하다. 괜히 나중에라도 부러지거나 문제 생기는 건 아닌가 걱정된다.


해당 힌지 부분을 확인하면서 자세히 보니 HP 스펙터 제품의 내구성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힌지 부분도 (아무래도 360도 회전을 위한 것이긴 하겠지만) 조금 약해 보이고 본체 바디가 기존 hp 폴리오 제품에 비해서 약한 게 바로 느껴진다. 혹시라도 책상이나 높은데서 떨어뜨리면 고장의 위험이 예상된다.  어쨌거나 파우치에 소중히 담아 조심히 다뤄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해외 직구를 수없이 하면서 한번도 불량 제품을 받아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아쉬움이 좀 남으니 앞으로는 직구 시 조금 신중하게 고려해야 겠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는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반품, 교환하기도 쉽지 않고. 뭐 운이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품에 아주 큰 이상이 있는 건 아니라 위안을 삼아본다.

*웹사이트 내 링크를 통해 제품 구매 시 어필리에이트 활동의 일환으로 글쓴이가 소정의 커미션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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