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해석 이해를 위한 배경지식 (엔트로피, 할아버지의 역설, 멀티유니버스)
- 지식정보
- 2020. 9. 15. 13:0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이 개봉했습니다. 개봉 이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신 후 'n차 관람이 필요한 영화다'라고 모두 공통적으로 얘기를 하는데요.
저도 지난 주말 영화 <테넷>을 보고 왔습니다. 역시나 놀란 감독의 전작들처럼 굉장히 독특한 발상과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먼저 영화에 대한 평을 먼저 간략히 하자면, <테넷>은 150분이라는 러닝타임에 모든 것을 쏟아 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간중간 화면과 스토리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대사 하나하나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를 이해하려 하다 보니 머리가 정말 뒤죽박죽이 된 채로 쫓아가기 바빴는데요. 거기다 물리학도가 아닌 이상 완전한 이해가 어려운 과학적 배경 지식까지 겹쳐지니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절한 설명이 없이 훅훅 넘어가는 스토리 전개에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놀란 감독이 일부러 의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분명 3시간 보다 더 긴 러닝타임으로 제작했어도 모든 것을 담아내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2시간 30분으로 편집한 이유는 관객들이 중간중간 생략된 내용들을 추측하고 그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이해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정말 재밌는데요. 영화 중간에 인버전의 개념을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 것처럼 영화 전반의 내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그냥 느끼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관람은 그냥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흘러가는 데로 그냥 즐기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관람부터는 좀 더 깊게 이해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부터는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테넷 줄거리
영화 <테넷> 줄거리의 핵심은 영화 속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테넷이라는 비밀 조직에 합류하면서, 미래 세력의 지원을 받아 현재 세계를 파괴하려는 사토르에 맞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이때 주도자를 돕는 조력자로 닐(로버트 패틴슨)이 등장하고, 사토르의 아내이지만 남편의 구속과 억압으로 인해 그를 죽이고자 하는 캣(엘리자베스 데비키)이 이야기에 얽히게 됩니다.
줄거리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미래 세대가 과거 세대의 세상을 파괴하려 한다는 점인데요. 영화 속에서는 그 이유를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파괴 때문입니다. 과거 세대가 만들어 놓은 환경 문제로 인해 미래 세대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구가 되어버린 것인데요.
이러한 과거 세대에 대한 불만이 쌓인 미래의 특정 세력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사토르라는 인물을 이용해 과거를 지우려 합니다. 그리고 말기 암으로 인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토르는 그들과 협력합니다.
테넷 이해를 위한 과학적 배경지식
엔트로피
엔트로피(entropy)는 백과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물질이 변화되는 경향성을 설명하는 개념 '무질서도의 척도', 즉 '무질서한 정도'를 의미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조금 이해가 어려운데요.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의 변화는 대부분 질서에서 무질서의 한 가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질서가 잘 잡혀 있을수록 엔트로피가 낮고, 무질서 해질수록 엔트로피가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권총에 담긴 총알을 쏘면, 안에서 탄약이 폭발하면서 탄두를 발사 시키고 탄피는 밖으로 내보내며, 폭발 소리와 냄새와 같은 것들이 에너지 형태로 방출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한 현상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화는 과정이고 이를 현실 세계에서는 다시 돌릴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 엔트로피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테넷의 영화 근간이 되는 인버전 기술 때문인데요. 인버전 기술은 기존의 엔트로피를 반전시키는 기술입니다. 즉, 총알이 발사되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반대로 돌려 총알이 다시 권총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인버전 기술은 영화 <테넷> 속에서 미래에 개발한 기술이라고 언급하는데요. 이 기술은 물체와 사람 모두에게 적용돼 이를 활용하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역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할아버지의 역설
할아버지의 역설은 영화 속 주도자(존 데이비드 위싱턴)과 그를 돕는 조력자 닐(로버트 패틴슨)의 대화에서 나옵니다.
할아버지의 역설을 설명하자면, 내가 과거로 이동을 해서 나의 할아버지를 죽일 경우 나는 존재할 수가 없고, 존재할 수 없는 나는 미래에서 과거로 이동해 (나의) 할아버지를 죽일 수 없다는 모순입니다.
결국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멀티유니버스의 개념이 필요한데, 이를 활용해야지만 모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내가 할아버지를 죽인 순간 나는 별개의 평행된 세계의 내가 되는 것이고, 할아버지가 죽은 그 세상은 또 다른 평행 세계로 진행되게 되는 것입니다. 즉, 할아버지가 죽은 평행 세계에 나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영화에서 언급되는 대사 중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라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아무리 과거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미래를 바꿀 수 없는 건 과거를 바꾸는 순간 이는 다른 평행 세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의 흐름대에서는 미래를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테넷 영화 해석
1. 영화의 타이틀이자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테넷의 뜻은 주도자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가입하게 되는 비밀 조직의 이름입니다. 주도자가 테넷에 합류함으로써 인버전 기술이란 걸 익히고 테넷의 요원으로서 정보를 하나하나 알아가게 됩니다.
여기서 테넷과 관련해 흥미로운 부분이 영화 속에서 언급이 되는데요. 테넷이 과거로부터 존재해왔던 조직이 아니라 미래에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테넷 조직이 미래에서 왔다는 점을 봤을 때 사실 테넷을 만든 사람은 미래의 주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추가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2. 테넷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던 회전문은 시간을 역행할 수 있는 인버전을 실행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현재 순행하는 시간에서 회전문을 돌아 나올 경우 시간이 역행하기 시작하는데, 중요한 점은 회전문을 돌아 나온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순행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회전문을 돌아 인버전 된 시간으로 들어온 주인공은 모든 게 거꾸로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게 바로 엔트로피가 반전된 형태입니다.
인버전 된 세상에서는 우리가 마시던 산소가 반대로 밖으로 빠져나가고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게 되기 때문에 특수한 마스크를 껴야만 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마스크를 쓰고 있는 주인공들은 모두 인버전 된 세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굉장히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인버전 된 시간이 역행하는 세상에서 다시 회전문을 돌아 나올 경우 시간이 순행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회전문을 돌아 인버전 세상에 들어가면 우리가 비디오를 뒤로 감기 하는 것처럼 시간이 과거로 흘러가게 되고, 인버전 된 세상에서 다시 회전문을 돌아 나오면 과거 시점의 순행의 시간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인공들은 과거로 돌아감으로써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3. 앞에서 설명했듯이 인버전 기술은 시간을 역행을 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시간을 역행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100년 후나 1000년 후처럼 아주 오랜 과거로는 돌아갈 수가 없는데요. 그 이유는 아무리 시간을 역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의 속도가 순행과 역행이 1:1로 적용되기 때문에 아주 먼 과거로는 돌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만약 100년을 거슬러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인버전을 통해 내가 다시 100년을 살아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이죠. 이러한 인버전 기술의 한계 때문에 과거를 파괴하려는 미래 세력들이 사토르와 연합한 것입니다.
결국 먼 과거로 올 수 없는 이들은 사토르를 통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 알고리즘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모으는 이유를 영화 속에서는 과거를 파괴하기 위함이라고 나오는데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토르의 목적은 알고리즘을 폭발과 함께 땅 속 깊이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폭발과 함께 땅 속 깊은 곳에 알고리즘을 묻어 나중에 미래 세력이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는데요. 미래세력은 알고리즘을 모아 아예 세상의 시간을 역행하게끔 하려는 목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 아예 다시 세상을 만들려고 한 것이죠.
4. 이 영화 속에서는 주도자보다 그의 조력자인 닐을 이해하는 게 더 어렵고 중요한데요. 영화 속 초반 오페라 하우스 테러 장면부터 마지막 전투씬까지 닐의 주황색 끈이 달린 가방이 보입니다. 이 뜻은 닐이 주도자가 테넷에 합류하기 전부터 그를 주변에서 도와주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대규모 전투 현장에서 폭발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리는데요. 영화 중간중간 주도자를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닐이 행동하자 주도자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잘 아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닐은 미래에서 인버전해 현재의 주도자를 만나러 왔고, 그를 돕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마지막 엔딩 씬에서 닐은 자신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말할 때 그게 주도자임을 밝힙니다. 결국 닐은 미래에서 왔고, 닐을 보낸 사람은 주도자임을 알 수 있는데요.
닐이 처음 주도자를 만났을 때 물리학 까지 공부했다고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모든 계획을 한 주도자는 닐이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주도자를 돕도록 (물리학까지 공부하게끔) 모두 계획한 것을 알려줍니다.
즉, 미래의 주도자가 테넷을 창설하고 닐을 요원으로 뽑아 훈련시키고, 인버전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주도자를 돕도록 모두 계획한 것입니다.
주도자가 이 모든 계획의 주도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은 마지막 장면 중 프리야가 캣을 차에서 죽이려고 할 때 주도자가 뒤에서 언급하는 대사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주도자가 프리야가 아닌 자신임을 언급합니다.
마무리
테넷 영화의 줄거리를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학적 지식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주도자가 과거의 주도자를 테넷에 가입시키고 사토르를 막도록 닐을 보낸 것과 같은 개념을 이해하려면 시간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해석해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시간이 선의 형태로 흐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과거의 수 많은 나 또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개인적으로 이해한 내용과 인터넷에 찾아본 내용들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100% 이해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느끼라고 말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항상 놀란 감독의 영화를 보며 느끼는 거지만 정말 대단한 감독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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